정월 대보름 밤[元宵]에 어좌[黼座] 앞에 붉은 비단으로 만든 등롱을 설치하였다. 한림원(翰林院)에 명하여 등롱시(燈籠詩)를 지어 올리도록 하고, 공인(工人)들로 하여금 금박으로 글자를 오려 붙이게 하니, 모두 정월 대보름 밤의 경치를 읊었다. 명종[明王] 때에 내가 옥당(玉堂)에서 입시하였는데, 즉시 지어 진상하기를,
‘바람은 은은하여 불똥이 떨어지지 않고,
밤이 깊어지니 점점 타들어가 빨간 심지[玉䖝]만 보이는구나,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있어
임금[重瞳]께서 해처럼 달처럼 밝아지시기를 돕고자 함을 알아주시기를.’
이라 하였다.
주상께서 크게 칭찬하며 상을 내리셨다. 그 뒤로 모두 등을 읊었으니, 나로부터 시작한 것이다.
파한집(破閑集) 권상(卷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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