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경 궁궐[鳳城]의 북쪽 골짜기의 안화사(安和寺)는
개경 궁궐[鳳城]의 북쪽 골짜기의 안화사(安和寺)는 본래 예종[睿王]께서 세우신 것이다. 대개 예종께서 신성하고 지극히 덕이 있으셔서 송나라에 사대함에 예에 어긋남이 없었으므로, 휘종(徽宗)[顯孝皇帝]께서 우대하시어 포상을 하고 법서(法書)와 명화(名畵), 진기하고 특이한 물건을 별도로 내렸는데 그 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황제께서〉 이 사찰을 세운다는 것을 들으시고 특별히 사신을 보내 사찰의 재물과 불상을 베풀어 보내셨으며 편액을 황제가 어필(御筆)로 적으시어 채경(蔡京)에게 문에 걸도록 명하셨으니, 그 단청과 건물 구조의 공교함이 해동(海東)에서 최고였다. 사찰문을 나와서 어화원(御花園)에 이르기까지 거의 6~7리인데, 길옆에는 아름다운 산봉우리들이[丹崖碧嶺] 길게 펼쳐 있고 시냇물이 돌길 따라 흐르며 그 소리가 둥근 옥패(玉佩)의 울림 같고, 사방에는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어 비록 한여름이라도 항상 이른 가을 같다. 오가는 사람들이 그림 병풍 속에 있는 것 같아서, 세상에서는 연하동(烟霞洞)의 신선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이라고 말하였다. 옛날 재상 윤언이(尹彦頤)가 이곳에서 목욕재계하고 묵었을 때 꿈에서 학사 호종단(胡宗旦)을 보았는데, 그가 일엽편주를 타고 와서 자취문(紫翠門)에서 자신을 만나 시 한 수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오색구름 깊은 곳, 이는 내 고향이네,
안개가 누대를 봉하니 세월이 길구나.
되돌아보니 옛날 같이 놀던 친구는
지금같이 꿈속에서도 힘들어 하는구나.’
절에는 자취문(紫翠門)이 있다.
鳳城北洞安和寺, 本睿王所創也
鳳城北洞安和寺, 本睿王所創也. 盖睿王以神聖至德, 事大宋無違禮, 顯孝皇帝優加褒賞, 別賜法書名畵珍奇異物, 不可勝計. 聞其剏是寺, 特遣使人, 以殿財像設送之, 宸翰親題殿額, 命蔡京榜於門, 其丹靑營構之巧, 甲於海東. 出寺門至御花園, 幾六七里, 丹崖碧嶺橫張側展, 有溪沿石徑而流, 如環珮之鳴, 四畔唯松栢參天, 雖盛夏常若早秋. 往來者如在畵屛中, 世以謂烟霞洞仙眞所居. 昔相國彦頤, 齋宿於是, 夢見學士胡宗旦, 乘一葉泛泛而來, 會紫翠門作一絶云. ‘五雲深處是吾鄕, 烟鏁樓臺日月長, 回首昔年交伴者, 如今役役夢魂場.’ 寺有紫翠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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