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시고 제27권 / 시(詩)
무제(無題) 3수(三首)
고요한 방에서 경서 보며 양파를 모실 땐 / 看經靜室侍陽坡
용부가 사랑을 많이 받는다 다들 말했지 / 共說庸夫見愛多
사신의 일이 하도 급해 사양치 못했으니 / 使事悤悤辭不得
늙은 부인의 마음이 정히 그 어떠하리오 / 老夫人意定如何
장원인 나는 늙고 병들어 몹시 돌아가고파 / 狀元衰病苦思歸
형체도 잊은 지 오래인데 더구나 시비이랴 / 久已忘形況是非
다만 한스러운 건 출발할 때 치아가 아파서 / 只恨臨分牙齒痛
문 닫고 앉아 달리는 말만 상상할 뿐임일세 / 閉門空想馬如飛
때에 따라 경중이 있는 게 바로 인정인데 / 隨時輕重是人情
나는 이미 병든 나머지 내 생을 잊었지만 / 我已病餘忘我生
다만 산중의 늙은 모영이 있기 때문에 / 獨有山中老毛穎
내 심중을 동이로 쏟아 붓듯 써내린다네 / 寫他心曲似盆傾
[주-D001] 고요한 …… 말했지 :
양파(陽坡)는 홍언박(洪彦博)의 호이고, 용부(庸夫)는 권중화(權仲和)의 자이다. 공민왕(恭愍王) 2년 계사년(1353)에 지공거(知貢擧) 이제현(李齊賢), 동지공거(同知貢擧) 홍언박이 주관하는 과거(科擧)에서 목은과 권중화가 다 급제했는데, 목은은 특히 장원(狀元)이었다.
[주-D002] 산중(山中)의 늙은 모영(毛穎) :
토끼의 털로 붓을 만들기 때문에 한유(韓愈)의 〈모영전(毛穎傳)〉에서 붓을 의인화(擬人化)하여 모영이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늙은 모영은 곧 낡은 붓을 의미한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 목은시고 제27권 / 시(詩) | 관리자 | 2025.12.07 | 2 |
| 20 | 정월 대보름 밤[元宵]에 어좌[黼座] 앞에 | 관리자 | 2025.12.02 | 2 |
| 19 | 용부(庸夫)가 자기 집에 편액(扁額)을 붙이려면서 | 관리자 | 2025.11.27 | 2 |
| 18 | 上東皐權相國詩-----權近 | 관리자 | 2025.11.27 | 7 |
| 17 | 찔레꽃 | 관리자 | 2025.11.26 | 2 |
| 16 |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 | 관리자 | 2025.11.26 | 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