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속(國俗)에 매괴(玫瑰)를 해당(海棠)이라 하는데, 내가 일찍이 화보(花譜)를 상고해본 결과, 경순(景醇)의 집에서 옮겨온 것이 바로 진짜인 듯하다. 그러나 또한 진짜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인하여 앞의 운에 화답하다. -서거정
매괴가 해당화란 이름을 훔친 때문에 / 玫瑰名竊海棠花
육안들 말도 많아라 너를 어찌할거나 / 肉眼紛紛奈汝何
일 좋아한 내 일찍이 옛 화보를 찾아보고 / 好事我曾尋舊譜
옮겨 심어 새 꽃송이를 지금 보게 되었네 / 移根今見綻新窠
연지를 막 바른 채 아침 햇살을 맞이하고 / 臙脂初着迎朝旭
꽃잎은 흩날려 저녁 모래톱에 내리누나 / 香玉飄殘點晩沙
향기 없어 오한을 더한다고 말들을 마소 / 莫說無香添五恨
온종일 보고 또 보아 실컷 완상하는 걸 / 看看終日賞心多
[주-D001] 매괴(玫瑰) : 장미과(薔薇科)에 속하는 화목(花木)의 이름이다.
[주-D002] 오한(五恨) : 다섯 가지 한이란 어디서 유래한 말인지 자세하지 않다.
낙민 주)다섯 가지를 한(恨)한다는 것은 송(宋) 나라 팽연재(彭淵材)가 일찍이 말하기를 “내 다섯 가지 한스러운 것이 있으니, 첫째는 준치의 가시가 많은 것이요, 둘째는 감귤이 신맛을 띤 것이요, 셋째는
순채의 성질이 냉한 것이요, 넷째는 해당화의 향기가 없는 것이요, 다섯째는 증자고가 시를 잘하지 못한 것이다.〔有五恨 一鰣魚多骨 二金橘帶酸 三蓴菜性冷 四海棠無香 五曾子固不能詩〕”라고 했던 데서 온말이다.
절구(絶句) -서거정
갠 바람에 해당화 향기는 은은히 풍기고 / 光風香嫋海棠花
작은 비에 연못엔 푸른 물결이 이는구나 / 小雨池塘生綠波
기나긴 날 짙은 그늘에 인적은 고요한데 / 遲日濃陰人寂寂
조는 오리 한 쌍만 백사장을 차지하였네 / 一雙睡鴨占晴沙
춘일(春日)에 관동(關東)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보내다 -서거정
해당화는 한창 곱디곱게 피었고 / 海棠花正好
강 버들개지는 막 미친 듯 날리는데 / 江柳絮初狂
관 밖으로 가는 사람 송별하고는 / 送別去關外
생각하노라니 봄 낮은 길기만 하네 / 相思春晝長
삼척 태수(三陟太守) 황 동년(黃同年) 윤원(允元) 에게 부치다
죽서루 아래는 물이 맑고도 깊을 테고 / 竹西樓下水澄涵
해당화는 두루 피어 한창 화려하겠네 / 開遍海棠紅正酣
태수의 풍류는 바로 산간의 후신인데/ 太守風流山簡後
멀리 생각만 하면서 삼 년이 지났네그려 / 相思渺渺歲更三
[주-D001] 태수(太守)의 …… 후신(後身)인데 : 산간(山簡)은 진(晉)나라 때 사람으로 술을 매우 좋아했는데, 일찍이 양양 태수(襄陽太守)로 있을 적에 현산(峴山) 아래 위치한 습씨(習氏)의 양어지(養魚池)의 경치가 좋아서 매일 그곳에 나가 온종일 술을 마시고 곤드레가 되어 돌아오곤 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풍류가 뛰어난 태수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그 당시 아동들이 산간을 두고 노래하기를, “산공이 어디로 나가는가 하면, 저 고양지로 나가는구나. 석양엔 수레에 거꾸러져 돌아와 곤드레가 되어 아무 것도 모른다네. 때로는 말을 탈 수도 있지만, 백접리를 거꾸로 쓰고 온다네.〔山公出何許 往至高陽池 日夕
倒載歸 酩酊無所知 時時能騎馬 倒著白接䍦〕”라고 했다 한다. 《晉書 卷43 山濤傳 山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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