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門實記---明에가신 할머님들2
성종실록 162권, 성종 15년 1월 4일 임진 5번째기사 1484년 명 성화(成化) 20년 성절사 한찬이 북경에서 칙서·한씨에 대한 제문·고명·묘지명 등을 받들고 오다
*/성절사 한찬이 북경에서 칙서·한씨에 대한 제문·고명·묘지명 등을 받들고 오다/
聖節使韓儧奉勑(성절사한찬봉래) : 성절사(聖節使) 한찬(韓儹)이 칙서(勅書)를 받들고
回自京師(회자경사) : 북경[京師]에서 돌아왔는데,
勑曰(래왈) : 칙서에 이르기를,
宣德間(선덕간) : “선덕(宣德)* 사이에
王國有女韓氏(왕국유녀한씨) : 왕의 나라의 여인 한씨(韓氏)가
進入宮闈(진입궁위) : 궁중[宮闈]에 들어와서
供事恪勤(공사각근) : 성실하게 일에 이바지한 지
積有年紀(적유년기) : 여러 해가 되었는데,
邇因疾故(이인질고) : 근래에 병고(病故)*로 인하여
命所司營葬(명소사영장) : 소사(所司)*에 명해서 장사하게 하고,
內出文祭之(내출문제지) : 궁내에서 글을 내어 제사하였다.
諡曰恭愼(시왈공신) : 시호(諡號)를 공신(恭愼)으로 하고,
錫以誥命(석이고명) : 고명(誥命)을 주어
用酬往勞(용수왕로) : 지난 날의 노고에 보답하였으니,
王亦體朕之懷(왕역체짐지회) : 왕도 짐(朕)의 마음을 본받아
厚恤其家(후휼기가) : 그 집을 후하게 돌볼 것이며,
每進貢(매진공) : 진공(進貢)할 때마다
仍遣其族一人來(잉견기족일인래) : 그 친족 한 사람을 보내도록 하라.
今將祭誥文幷墓誌(금장제고문병묘지) : 이제 제문(祭文)·고명(誥命)과 아울러 묘지(墓誌)·
表(표) : 묘표(墓表)를
付差來齎回(부차래재회) : 온 사신에게 부쳐서 가지고 돌아가게 하니,
王觀訖(왕관흘) : 왕이 보고
仍付其族屬(잉부기족속) : 곧 족친[族屬]에게 주어서
以示光榮于永永(이시광영우영영) : 그 광영(光榮)을 영구히 보이도록 하라.”하였다.
誥命曰(고명왈) : 고명(誥命)에 이르기를,
朕惟有善必褒(짐유유선필포) : “짐이 생각하건대, 착한 바가 있으면 반드시 포상하고,
有勞必酬(유로필수) : 수고로움이 있으면 반드시 보답하는 것은
此國家之典也(차국가지전야) : 바로 국가의 법이다.
爾韓氏自入宮闈(이한씨자입궁위) : 그대 한씨는 궁중[宮闈]에 들어오면서부터
夙夜供事(숙야공사) : 밤낮으로 일을 받들며
恪勤愼密(각근신밀) : 각근(恪勤)하고 신밀(愼密)하여
始終不渝(시종불투) :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었고,
年歲滋深(년세자심) : 나이 많도록
享有壽祉(향유수지) : 수복[壽祉]을 누렸는데,
忽焉遘疾(홀언구질) : 갑자기 병을 얻어 마
竟至云亡(경지운망) : 침내 죽게 되었으니,
追念往勞(추념왕로) : 지난 노고(勞苦)를 추념(追念)하여
可無褒䘏(가무포휼) : 포상이 없을 수 있겠는가?
今特贈爾爲恭愼夫人(금특증이위공신부인) : 이제 특별히 그대를 추증하여 공신 부인(恭愼夫人)을 삼으니,
爾靈如在(이령여재) : 그대 영혼(靈魂)이 있거든
尙克欽承(상극흠) : 공경히 받으라.”하였다.
祭文曰(제문왈) : 제문(祭文)에는 이르기를,
皇帝遣司設監太監王琚(황제견사설감태감왕거) : “황제는 사설감 태감(司設監太監) 왕거(王琚)를 보내어
賜祭于恭愼夫人韓氏(사제우공신부인한씨) : 공신 부인 한씨에게 사제(賜祭)한다.
曰惟爾溫柔敬愼(왈유이온유경신) : 그대는 온유 경신(溫柔敬愼)하여
令善足稱(령선족칭) : 아름답고 착함이 칭찬하기에 족하며,
給事宮闈(급사궁위) : 궁중에 일을 맡아
久著勞勩(구저로예) : 오랫동안 공로가 드러났고,
壽考惟寧(수고유녕) : 수복(壽福)이 강녕(康寧)하여
宜享祺福(의향기복) : 마땅히 큰 복을 누릴 것인데,
一疾而逝(일질이서) : 한 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聞訃悼嗟(문부도차) : 부음(訃音)을 듣고는 슬퍼하고 한탄한다.
玆特贈爲恭愼夫人(자특증위공신부인) : 이에 특별히 공신 부인을 추종하고
遣官諭祭(견관유제) : 관원을 보내어 유제(諭祭)하며,
乃勑有司(내래유사) : 인하여 유사에게 명하여
爲營葬事(위영장사) : 장사하게 하였다.
嗚呼(오호) : 아아!
生而賢淑(생이현숙) : 살아서는 어질고 착하였으며
沒荷榮名(몰하영명) : 죽어서는 영화로운 이름을 받았다.
人生如此(인생여차) : 인생이 이와 같으면
可無憾矣(가무감의) : 유감이 없을 것이니
爾其享之(이기향지) : 그대는 흠향할지어다.”하였다.
墓表曰(묘표왈) : 묘표(墓表)는 이러하였다.
夫人韓氏(부인한씨) : “부인(夫人) 한씨(韓氏)는
姓韓(성한) : 성은 한(韓)이요
諱桂蘭(휘계란) : 휘(諱)는 계란(桂蘭)인데,
世爲朝鮮國宰相族(세위조선국재상족) : 대대로 조선국 재상(宰相)의 집안이다.
考諱永矴(고휘영정) : 고(考)의 휘는 영정(永矴)이요
妣金氏(비김씨) : 비(妣)는 김씨인데,
以永樂庚寅四月九日生夫人(이영악경인사월구일생부인) : 영락(永樂)* 경인년* 4월 9일에 부인이 났다.
宣德丁未國王姓諱(선덕정미국왕성휘) : 선덕(宣德)* 정미년*에 국왕(國王) 성휘(姓諱)가
選進內庭(선진내정) : 내정(內庭)에 뽑아 올려서
迄今五十七載(흘금오십칠재) : 이제까지 57년이 되었는데,
歷事四朝(력사사조) : 사조(四朝)*를 거쳐 섬겨서
始終敬愼如一日(시종경신여일일) : 시종(始終) 공경하고 삼가기를 하루와 같이 하였다.
忽遘疾(홀구질) : 갑자기 병이 들자
上遣左右往視(상견좌우왕시) : 황제가 좌우 사람을 보내어 가서 보게 하고,
且命內醫療之(차명내의료지) : 또 내의(內醫)에게 명하여 치료하게 하였으나,
不效而卒(불효이졸) : 효력이 없이 죽으니
時成化癸卯五月十八日也(시성화계묘오월십팔일야) : 때는 성화(成化)* 계묘년* 5월 18일이다.
上聞悼惜再四(상문도석재사) : 황제가 듣고 슬퍼하며 애석해하기를 여러 번 하여
遣太監王琚諭祭(견태감왕거유제) : 태감(太監) 왕거(王琚)를 보내어 유제(諭祭)하고,
賜白金百萬(사백금백만) : 백금(白金) 백만과
綵段四表裏(채단사표리) : 채단(綵段) 4표리(表裏)를 하사하고,
諡曰(시왈) : 시호(諡號)를
恭愼(공신) : 공신(恭愼)으로 하여
以昭往行(이소왕행) : 지나간 행실을 밝게 드러내고,
又命內官監太監孫振(우명내관감태감손진) : 또 내관감 태감(內官監太監) 손진(孫振)에게 명하여
營葬域(영장역) : 장역(葬域)*을 경영하게 하고,
司設監太監王琚(사설감태감왕거) : 사설감 태감(司設監太監) 왕거(王琚),
內官監太監牛迪谷淸(내관감태감우적곡청) : 내관감 태감 우적(牛迪)·곡청(谷淸)에게
摠理喪事(총리상사) : 상사(喪事)를 총리(總理)하게 하였으니,
皇太后(황태후) : 황태후(皇太后)·
中宮(중궁) : 중궁(中宮)·
安喜宮(안희궁) : 안희궁(安喜宮)·
東宮(동궁) : 동궁(東宮)이
俱有賻(구유부) : 모두 부의(賻儀)가 있었다.
葬以是歲六月二十一日(장이시세륙월이십일일) : 장사는 이 해 6월 21일에 하였는데,
墓在都城西香山之原(묘재도성서향산지원) : 묘(墓)는 도성(都城) 서쪽 향산(香山) 언덕에 있다.
琚等以(거등이) : 왕거 등이
朝廷寵終(조정총종) : 조정의 사랑과
恩禮若此稠疊(은례약차조첩) : 은혜가 끝까지 이처럼 거듭함으로써
不可無文(불가무문) : 글이 없을 수 없다고 하여
記諸墓上之石(기제묘상지석) : 묘 위에 돌을 기록하여
用傳大德於永久(용전대덕어영구) : 큰 덕을 영구히 전하게 하여
乃具狀(내구상) : 이에 행장(行狀)을 갖추어
屬筆於安(속필어안) : 안(安)*에게 글을 쓰기를 부탁하기에
按狀(안상) : 행장을 상고해 보니,
夫人性柔淑(부인성유숙) : 부인(夫人)은 성품이 유순(柔順)하고 착하여
言不妄發(언불망발) : 말을 망령되게 발하지 아니하고
動有常規(동유상규) : 행동에 떳떳한 법이 있으며
於內儀(어내의) : 내의(內儀)에
一一能識記之(일일능식기지) : 하나하나 능히 알고 기억하니,
諸執事咸尊信爲姆師(제집사함존신위모사) : 모든 집사(執事)가 함께 무사(姆師)*로 높이 받들었다.
凡陰禮之行(범음례지행) : 무릇 음례(陰禮)*의 행사에는
必詣取質(필예취질) : 반드시 나아가서 질의를 받으면
庶不差忒(서불차특) : 거의 틀림이 없었고,
結縷之工(결루지공) : 결루(結縷)*의 공(工)에
必求指示(필구지시) : 반드시 지시를 구하였으니,
斯至精緻(사지정치) : 여기에 정밀함이 지극하였다.
或累朝內令有遺忘(혹루조내령유유망) : 혹시 여러 조정의 내령(內令)을 잊음이 있어서
來請明者(래청명자) : 와서 밝히기를 청하는 자가 있으면
輒告曰(첩고왈) : 바로 고하기를,
如斯爲宣廟之令(여사위선묘지령) : ‘이 같음은 선묘(宣廟)의 영(令)이고,
如斯爲英廟之令(여사위영묘지령) : 이 같음은 영묘(英廟)의 영이다.’라고 하니,
以故嬪御以下(이고빈어이하) : 이런 까닭에 빈어(嬪御)* 이하가
咸稱曰(함칭왈) : 모두 일컫기를
老老(로로) : ‘노로(老老)’라고 하고
而不名云(이불명운) :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였다고 한다.
累朝錫予(루조석여) : 여러 조정에서 하사한 것은
不可殫記(불가탄기) : 다 기록할 수 없고,
逮上錫賚(체상석뢰) : 금상(今上)*에 이르러 하사한 것은
比之前(비지전) : 전에 비하여
尤加厚(우가후) : 더욱 후하였는데,
而夫人往往受之(이부인왕왕수지) : 부인이 이따금 받으면
愈益謙謹兢惕(유익겸근긍척) : 더욱 겸손하고 삼가며 두려워하여
若不敢當者(약불감당자) : 살감히 감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하였으니,
宜其生則與享皇家之祿(의기생즉여향황가지록) : 아서는 황가(皇家)*의 녹(祿)을 누리고,
沒則重荷䘏恩之頒(몰즉중하휼은지반) : 죽어서는 거듭 은혜의 내림을 입음이 마땅하다.
而諭祭文(이유제문) : 유제문(諭祭文)에 있기를,
有溫柔敬愼(유온유경신) : ‘온화하고 유순하며 공경하고 삼가서
令善足稱(령선족칭) : 아름답고 착함이 칭찬하기에 족하다.’고 하였고,
誥封詞(고봉사) : 고봉사(誥封詞)에는,
有恪勤愼密(유각근신밀) : ‘공경하고 부지런하며 삼가고 세밀하여
始終不渝之句之褒(시종불투지구지포) :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아니하였다.’는 글귀의 표창이 있었으니,
豈溢美耶(기일미야) : 어찌 지나친 칭찬이겠는가?
夫人其賢矣乎(부인기현의호) : 부인은 어질도다!
稽之曩古(계지낭고) : 옛을 상고하건대,
先王德敎之盛(선왕덕교지성) : 선왕(先王)의 덕과 교화의 성함이
內自閨門(내자규문) : 안으로 규문(閨門)으로부터
以及四海(이급사해) : 사해(四海)·
萬國(만국) : 만국(萬國)에 이르니,
雖婦人(수부인) : 비록 부인·
女子(녀자) : 여자라도
罔不沾被我祖宗敎化之隆(망불첨피아조종교화지륭) : 우리 조종(祖宗)의 교화의 융성함을 입지 아니함이 없어서
與往古竝驅(여왕고병구) : 왕고(往古)와 더불어 나란히 하니,
比如春風和氣(비여춘풍화기) : 비유컨대 봄바람의 화한 기운과 같아서
所在生耀(소재생요) : 간 곳마다 빛이 난다.
夫人自海東(부인자해동) : 부인은 해동(海東)*에서부터
久于中禁(구우중금) : 오래 금중(禁中)*에 있으면서
自少至長(자소지장) : 어려서부터 장성할 때까지
薰蒸而灸之益多(훈증이구지익다) : 배우고 익힘이 많았으므로,
所以粹有行能(소이수유행능) : 아름다운 행실과 능함이 있어서
推重儕輩(추중제배) : 같은 무리에게 존중을 받고
知聞朝廷(지문조정) : 조정에 알려져서
而存(이존) : 살아서와
沒冒蒙洪恩大德也(몰모몽홍은대덕야) : 죽어서 넓은 은혜와 큰 덕을 받음이
豈偶然哉(기우연재) : 어찌 우연한 일이겠는가?
表以及之(표이급지) : 묘표에 기록함이 이에 미치니,
我朝敎化旁達(아조교화방달) : 우리 조정의 교화가 널리 사무친 것을
亦於斯焉見(역어사언견) :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
是爲表(시위표) : 이로써 표한다.
吏部尙書萬安撰也墓誌銘曰(리부상서만안찬야묘지명왈) : 이부 상서(吏部尙書) 만안(萬安)은 짓다.”묘지명(墓誌銘)은 이러하였다.
成化癸卯五月十八日(성화계묘오월십팔일) : “성화(成化) 계묘년 5월 18일에
夫人韓氏卒(부인한씨졸) : 부인(夫人) 한씨(韓氏)가 졸(卒)하였다.
先是(선시) : 이 앞서
夫人病力(부인병력) : 부인의 병이 중하자
上數遣左右往眎(상수견좌우왕시) : 황제가 좌우 사람을 자주 보내어 가서 보게 하고,
兼療以藥(겸료이약) : 겸하여 약으로 치료하게 하였는데,
無何就木(무하취목) : 얼마 안되어 죽었다.
上悼惜至再(상도석지재) : 황제가 슬퍼하고 애석해 하기를 여러 번 하고,
遣司設監太監王琚諭祭文(견사설감태감왕거유제문) : 사설감 태감(司設監太監) 왕거(王琚)를 보내어 유제(諭祭)한 글에,
有溫柔敬愼(유온유경신) : ‘온화하고 유순하며 공경하고 삼가하여
令善足稱之句(령선족칭지구) : 아름답고 착함이 칭찬하기에 족하다.’라는 글귀가 있고,
賜白金百萬(사백금백만) : 백금 백만과
綵段四表裏(채단사표리) : 채단(綵段) 네 표리(表裏)를 하사하였으며,
諡恭愼(시공신) : 시호(諡號)를 공신(恭愼)으로 내려서
命太監孫桭營葬域(명태감손진영장역) : 태감(太監) 손진(孫振)에게 명하여 장역(葬域)을 경영하고
太監王琚牛迪(태감왕거우적) : 태감 왕거·우적(牛迪)과
少監谷淸(소감곡청) : 소감(少監) 곡청(谷淸)에게
摠理喪事(총리상사) : 상사(喪事)를 총리(總理)하게 하였으며,
皇太后(황태후) : 황태후(皇太后)·
中宮(중궁) : 중궁(中宮)·
安喜宮(안희궁) : 안희궁(安喜宮)·
東宮(동궁) : 동궁(東宮)이
俱有厚賻(구유후부) : 모두 후한 부의(賻儀)가 있었다.
卜是歲六月二十一日(복시세륙월이십일일) : 이 해 6월 21일을 받아
葬都城西香山之原(장도성서향산지원) : 도성(都城) 서쪽 향산(香山) 언덕에 장사하였으니,
夫人榮矣(부인영의) : 부인은 영광이다.
其生永樂庚寅四月九日(기생영악경인사월구일) : 그 생일은 영락(永樂) 경인년 4월 9일인데,
得壽七十有四(득수칠십유사) : 수(壽)가 74세이다.
琚以狀授珝爲誌銘(거이상수후위지명) : 왕거가 장(狀)을 가지고 우(珝)*에게 주며 묘지명(墓誌銘)을 지어
納諸幽(납저유) : 유택(幽宅)*에 넣게 하므로
乃誌曰(내지왈) : 지(誌)한다.
夫人諱桂蘭(부인휘계란) : 부인의 휘(諱)는 계란(桂蘭)이니
代爲朝鮮國淸州相族(대위조선국청주상족) : 대대로 조선국 청주(淸州)의 재상 집안이다.
考諱永矴(고휘영정) : 아버지의 휘는 영정(永矴)이고
妣金氏(비김씨) : 어머니는 김씨(金氏)이다.
宣德丁未國王姓諱(선덕정미국왕성휘) : 선덕(宣德) 정미년에 국왕 성휘(姓諱)가
選進內庭(선진내정) : 내정(內庭)에 선발해 올려서
曁今五十七載(기금오십칠재) : 이제 57년이 되었는데,
歷奉四朝(력봉사조) : 네 조정을 거쳐 섬기면서
始終敬愼如一(시종경신여일) :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게 조심하여
言不妄發(언불망발) : 말을 망령되게 발하지 아니하고
動止有恒(동지유항) : 행동이 떳떳함이 있으며,
且性淑善能睦衆(차성숙선능목중) : 또 성품이 착하여 능히 여러 사람과 화목하므로
肆嬪御之屬(사빈어지속) : 빈어(嬪御)의 무리가
雅信不疑(아신불의) : 신임하고 의심하지 아니하였다.
或遇陰禮之行(혹우음례지행) : 혹시 음례(陰禮)의 행사를 당하면
必默取質(필묵취질) : 반드시 몰래 질문을 구하는데,
夫人曰(부인왈) : 부인은 말하기를,
某可行(모가행) : ‘무엇이 행할 만하고
某不可行(모불가행) : 무엇이 행할 수 없다.’고 하며,
或有剪紐之制(혹유전뉴지제) : 혹시 전뉴(剪紐)*의 제도에 있어서도
必默求敎(필묵구교) : 반드시 몰래 가르치기를 구하면
夫人曰(부인왈) : 부인이 말하기를,
某可制(모가제) : ‘무엇은 만들 만하고
某不可制(모불가제) : 무엇은 만들 수 없다.’고 하였다.
又或舊內令之失記者(우혹구내령지실기자) : 또 혹시 옛 내령(內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
必默請明(필묵청명) : 반드시 몰래 밝히기를 청하면
夫人曰(부인왈) : 부인은 말하기를,
我猶記(아유기) : ‘내 기억으로는,
宣聖之令如此(선성지령여차) : 선성(宣聖)*의 영(令)은 이와 같고,
英聖之令如此(영성지령여차) : 성(英聖)*의 영은 이와 같다.’라고 하였으니,
嬪御以下(빈어이하) : 영빈어(嬪御) 이하가
咸擬曰(함의왈) : 모두 비겨 말하기를,
女師(녀사) : ‘여사(女師)’라고 하였다.
今皇上恩同天地(금황상은동천지) : 지금 황상(皇上)의 은혜가 천지와 같아서
凡普天率土(범보천솔토) : 무릇 넓은 하늘 밑과 땅 위에
一夫一婦(일부일부) : 한 지아비와 한 지어미라도
皆被其澤(개피기택) : 모두 그 덕택을 입는데,
況夫人供事宮闈之舊者(황부인공사궁위지구자) : 하물며 부인은 궁중에서 일을 받든 것이 오래인데이겠는가?
是以不時錫賚愈厚于前(시이불시석뢰유후우전) : 그러므로 불시(不時)에 하사하는 것이 전일보다 더욱 후하였는데,
夫人愈加小心(부인유가소심) : 부인은 더욱 조심을 더하여
若不敢當(약불감당) : 마치 감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하였다.
自少至老(자소지로) : 젊어서부터 늙을 때까지
與享天家之祿(여향천가지록) : 황가(皇家)의 녹(祿)을 누렸고
迄沒後(흘몰후) : 죽은 뒤까지
恩典罔替(은전망체) : 은전(恩典)이 쇠하지 아니하였다.
噫(희) : 아아!
夫人舊國(부인구국) : 부인의 고국에는
有大家巨族也(유대가거족야) : 대가 거족(大家巨族)*이 있고
有億姓兆民也(유억성조민야) : 억만 백성이 있는데,
內獲一到中原(내획일도중원) : 그 안에 한 번 중국에 이르러
覩樓臺殿閣(도루대전각) : 누대 전각(樓臺殿閣)과
衣冠文物之盛(의관문물지성) : 의관 문물(衣冠文物)의 성함을 보게 되면
必歸而慶曰(필귀이경왈) : 돌아가서 자랑하기를,
吾獲覩上國之光(오획도상국지광) : ‘내가 중국(中國)의 문물(文物)을 보았다.’고 하는데,
今夫人不但身到中原(금부인불단신도중원) : 이제 부인은 몸이 중원(中原)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而又歷事四朝(이우력사사조) : 또한 네 조정을 거쳐 섬기고,
居處禁內(거처금내) : 금내(禁內)*에 거처하면서
見中原所未見者(견중원소미견자) : 중원에서 보지 못한 바를 보았으며
一生榮貴(일생영귀) : 일생이 영화롭고 귀하며
名書簡策(명서간책) : 이름을 간책(簡策)*에 썼으니,
豈如是而尙有憾乎(기여시이상유감호) : 어찌 이같으면서 오히려 유감이 있겠는가?
乃銘曰(내명왈) : 이에 명(銘)한다
生乎東國(생호동국) : ‘동국에 태어나서
進乎中原(진호중원) : 중원으로 진출하였네.
恭事天府(공사천부) : 천부(天府)*를 공경히 섬기고
埋玉香山(매옥향산) : 몸은 향산에 묻혔네.
夫人之贈(부인지증) : 부인(夫人)을 추증하며
美諡之頒(미시지반) : 아름다운 시호를 내렸으니,
䘏恩惟腆(휼은유전) : 주는 은혜 두터우매
懿魄永安(의백영안) : 아리따운 넋이 길이 편안하리.
勒銘墓石(륵명묘석) : 비석에 글을 새겨
傳播人寰(전파인환) : 세상에 전하노라.’
戶部尙書劉珝撰也(호부상서류후찬야) : 호부 상서(戶部尙書) 유우(劉珝)는 짓다.”명하여
命以右件簇軸五(명이우건족축오) : 위의 족축(簇軸) 다섯과
出葬圖軸一(출장도축일) : 출장도축(出葬圖軸) 하나를
付左參贊韓致禮(부좌참찬한치례) : 좌참찬(左參贊) 한치례(韓致禮)에게 부쳐 주었다.
【분류】 *외교-명(明)/ *인물(人物)/ *어문학-문학(文學)/ *예술-미술(美術)
-선덕(宣德) : 명(明)나라 선종(宣宗)의 연호.
-병고(病故) : 병으로 인한 사고. 곧 병사(病死).
-소사(所司) : 일을 맡아 다스리는 관사.
-영락(永樂) : 명나라 성조(成祖)의 연호.
-경인년 : 1410 태종 10년.
-선덕(宣德) : 명나라 선종(宣宗)의 연호.
-정미년 : 1427 세종 9년.
-사조(四朝) : 명나라 선종(宣宗)·영종(英宗)·대종(代宗)·헌종(憲宗).
-성화(成化) : 명나라 헌종(憲宗)의 연호.
-계묘년 : 1483 성종 14년.
-장역(葬域) : 장지(葬地).
-안(安) : 묘문(墓文)을 지은 사람. 만안(萬安).
-무사(姆師) : 여자 스승.
-음례(陰禮) : 부인(婦人)의 예의(禮儀) 또는 혼인(婚姻)의 예(禮).
-결루(結縷) : 실로 맺는 일.
-빈어(嬪御) : 빈첩(賓妾).
-금상(今上) : 헌종(憲宗).
-황가(皇家) : 황실(皇室).
-해동(海東) : 조선(朝鮮).
-금중(禁中) : 궁중(宮中).
-우(珝) : 묘지명(墓誌銘)을 지은 사람. 유우(劉珝).
-유택(幽宅) : 무덤.
-전뉴(剪紐) : 여공(女工).
-선성(宣聖) : 선종(宣宗).
-영성(英聖) : 영종(英宗).
-대가 거족(大家巨族) : 명문 대가.
-금내(禁內) : 궁중(宮中).
-간책(簡策) : 역사.
-천부(天府) : 황실(皇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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