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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6 15:00
中秋翫月上黨樓上
(中秋節에 달 보려 黨樓 위에 올라)
去年翫月東樓下 ~ 지난해에는 東樓 아래서 달 구경했는데
柳林缺處金波瀉 ~ 버드나무 숲 사이에 金빛 물결이 쏟아졌다.
今年翫月西樓上 ~ 今年에는 西樓 위에서 달구경하는데
薄雲弄影時滉漾 ~ 엷은 구름이 달그림자 戱弄하여 때대로 아롱거린다.
主人豪氣蓋一時 ~ 主人의 豪氣가 한 時代를 덮었는데
飮不盡器還能詩 ~ 술 마심에는 그릇째로 마시고 詩도 잘 짓는다.
憐我老病每相邀 ~ 내가 늙어 病든 것을 불쌍히 여겨 每番 서로 만나
歌呼不覺朱顏凋 ~ 노래하며 歡呼하니 얼굴빛 늙어 감을 모르노라.
去年今年一瞬息 ~ 지난해와 올해가 한 瞬間 사이거니
樽前劇談忘得失 ~ 술동이 앞에서 得失을 잊은 채로 마음껏 이야기한다.
紛紛世間足榮辱 ~ 紛紛한 世上에서 榮辱도 充分하여
吾髮白兮難再黑 ~ 나의 머리 白髮 되니 다시 검어지기 어려워라.
對月不飮吾則癡 ~ 달 보고서도 마시지 않으면 나는 바보이니
我思古人誰我師 ~ 옛 사람 생각해보니 누가 나의 스승이던가.
千鍾爲堯百斛孔 ~ 千 盞은 堯 임금 爲해서고 百 섬은 孔子 爲해서라
匪棘其欲維其時 ~ 그 欲心 막지 않고 때 맞춰 마셨도다.
我今不飮月應笑 ~ 내가 只今 마시지 못하면 달이 비웃으리라
月且少留吾一嘯 ~ 달이 暫깐 머물면 나도 한 番 휘파람 불리라.
嘯如鸞鳳前來天風 ~ 鸞새와 鳳凰새 같은 휘파람 소리로 불어오는 하늘 바람에
願言駕此遊彼蓬萊中 ~ 말하기를 願하노니 이것을 타고 저 蓬萊山 안에서 놀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