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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부

관리자 2023.10.06 16:22 조회 수 : 32

매천부

경신년 늦은 겨울. 날씨는 살을 에는 듯, 마른 나무가 바람에 우는데,三峯子가 나막신을 신고 문을 나서니 사면이 아득하기만  했다. 온누리가 음산한데, 문득 코끝에 와 닿는  맑은 향내여!

만져도 안 느껴지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고, 황홀하지만 알 수 없으니, 대체 무슨 물건이었을까.

마음이 무척 아쉬었다. 그때 밤눈이 그치고 날이 갰다. 새하얀 달빛이 교교히 흐르는 데, 맑은 개울을 지나 이리저리 거니는 산책이란!

그러다가 개울가에서 그들을 만났다. 그러나 감히 누구냐고 말을 붙일 수 가 없었다. 천진한 태도에 단정한 얼굴, 감장 치마에 새하얀 소매, 우의(羽衣)와 예상(霓裳---무지갯 빛 치마), 눈같이 흰 살결은 얌전해 보이고 , 옥같이 고운 얼굴은 해사했다. 마치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은하수 저편 광한전을 지나 상청궁에 사는 뭇신선을 만나는  둣 했다.

한 소년이 있어 짤랑대듯 웃으며 말했다.

"세상의 모든 물건은 각기 자신의 부류를 쫒으니, 仙人俗人과 거처를  달리하고 맑은 것은 흐린 것과 함께하지 않지요, 무릇 물건 가운데 지극히 깨끗한 것은 눈이요,기운 가운데 지극히 맑은 것이 달입니다. 또한 이 둘은 위아래에 있으면서 틈이 없이 한가지 색깔입니다. 조물주께서 바라시는 바는 우리의 즐거움을 북돋아 주며, 우리는 이렇게 즐겁게 삽니다. 돌아보면 인간세상은 그대로인가요바람과 햇빛의 틈새는 또 얼마나 헛된 것인가요인간 세상의 더위가 나의 근심이  되지 않으며, 세속의 누()  나의 진실을 굽히지는 못하겠지요.

그런데 당신은 어디서 오셨나요?" 

삼봉자는 자신도 모르게 깜짝놀라 머리털이 쭈뼜 서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알고 보니 호보(浩甫)와 더불어 梅川을 서성거렸던 것이다.

                                                                                              동문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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