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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그믐날에 팔구시(八句詩)를 가지고 적전(籍田)에 있는 한 상당(韓上黨)의 별장을 방문하다.

 

한번 병든 게 아득해라 지금 몇 해이던고 / 一病悠悠今幾年

문득 가을이 다했다니 뜻이 아득해지네 / 忽聞秋盡意茫然

정다운 사람이 정히 상교 밖에 있기에 / 可人政在桑郊外

필마 타고 국화의 시냇가를 찾아가노라 / 匹馬相尋菊澗邊

다행히 이 마음이 물아를 잊었거니 / 幸是此心忘物我

다시 어느 곳에서 신선을 찾으리요 / 更從何處覓神仙

기약 없이 왕래하긴 진정 어려운 일이니 / 往來邂逅誠難事

특별히 찾아가서 괴론 마음 위로하련다 / 特地敲門解倒懸

일 년의 사분지 일만 지나면 바로 명년이라 / 四分之一是明年

헤어진 지 수일에 벌써 망연자실하였네 / 數日乖離已惘然

장애물 걷어 절로 안팎 없음은 알거니와 / 障撤自知無內外

꿀이 달거니 누가 속과 가를 분변하리요 / 蜜甛誰復辨中邊

문장은 반드시 다 뛰어날 바는 아니지만 / 文章未必皆邦傑

산야는 예부터 바로 지상의 신선이라네 / 山野由來卽地仙

필마로 놀러 나감은 일을 좋아함이 아니라 / 匹馬出游非好事

잠시 서로 대해 그리운 맘 위로하려는 걸세 / 暫時相對慰懸懸

 

 

상교(桑郊) : 고대에 제후(諸侯)의 부인(夫人)이 누에를 기르던 서교(西郊)의 상전(桑田)을 가리킨다.

 

꿀이 …… 분변하리요 :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에 이르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도를 얻는다면 마치 꿀을 먹는 것과 같아서 속과 가가 모두 달 것이다.[若有人得道 猶如食蜜 中邊皆甛]” 한 데서 온 말이다.

 

'유포에서 바야흐로 행락을 하니(柳浦方行樂) / 가마 타고 뒤쫓아가고 싶어라(藍輿欲往追) / 파도 소리는 짧은 꿈을 깰 거고(波聲喧短夢) / 산빛은 새로운 시에 들어오리(山色入新詩) / 공은 매번 유연히 떠나는데(公每悠然去) / 나는 지금 몹시도 쇠했다네(吾今甚矣衰) / 상종하기 또한 기필키 어려우니(相從亦難必) / 맑은 흥취를 그 누가 알아줄꼬(淸興有誰知).-<목은시고 제 21권>

 

고려 말기의 문신학자로는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이 있고, 그의 최고 '절친'은 청주출신 한수(韓脩·1333∼1384)였다. 고려의 문신들은 수도 개성 주변에 별서를 갖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각종 문집 속의 한수는 고향 청주 어딘가에 '유포별서'(柳浦)를 갖고 있던 것으로 나타난다. 직역하면 '유포'는 버드나무가 늘어진 나룻터 정도가 된다. 두 사람은 이 유포별서를 둘러싸고 "놀러와라", "가고 싶지만 사정이 있어서 못간다" 정도의 대화를 자주 주고 받는다.

'유항(柳巷)이 잠시 도성에 들어왔다가 누추한 내 집에 들러주고 또 오늘은 별장으로 가서 놀자고 말하였으나, 병든 나는 함께 나가서 답답한 속을 후련히 풀어볼 계제가 되지 못하므로, 애오라지 전운을 사용하여 스스로 해명하는 바이다.'-<목은시고 제 19권>

 

인용문의 '유항'은 절친 한수를 가리킨다. 이후 한수는 우왕 6년 우리고장 청주의 의미가 들어간 '청성군'(淸城君)이라는 봉작호를 받고 청주로 낙향했고, 이후 유포별서를 자주 찾게 된다.  그러자 이색은 한수를 따라 청주 유포별서로 가고 싶다며 다음과 같은 한시를 짓는다. 제목은 '한 상당(韓上黨)이 유포(柳浦)의 별장(別莊)에서 노닐다'라는 뜻인 '韓上黨游柳浦別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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