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櫟翁稗說後(역옹패설후)-李齊賢(이제현)
客謂櫟翁曰(객위력옹왈) : 손이 역옹에게 이르기를
子之前所錄(자지전소록) : “자네가 앞에 기록한 바는
述祖宗世系之遠(술조종세계지원) : 먼 조종(祖宗)의 계보를 기술하고
名公卿言行(명공경언행) : 유명한 재상의 언행도
頗亦載其間(파역재기간) : 자못 그 사이에 실었으나
而乃以滑稽之語(이내이활계지어) : 종말에는 골계의 이야기로
終焉(종언) : 끝마쳤고
後所錄其出入經史者無幾(후소록기출입경사자무기) : 뒤에 기록한 바는 경서와 사서에 출입함은 얼마 되지 않고
餘皆雕篆章句而已(여개조전장구이이) : 나머지는 모두 장구(章句)를 분석하였을 따름이니
何其無特操耶(하기무특조야) : 어찌하여 그 독특한 풍조(風操)가 없는가.
豈端士壯夫所宜爲也(기단사장부소의위야) : 단아한 선비와 점잖은 사람은 마땅히 할 바 아니다.” 한다.
答曰(답왈) : 나는 답하기를
坎坎擊鼓列於風(감감격고렬어풍) : “둥둥 북치는 북소리를 ‘풍’에 나열하고
屢舞婆娑編于雅(루무파사편우아) : 파사춤을 추는 것을 ‘아’에 편입하였는데
矧此錄也(신차록야) : 하물며 이 기록은
本以驅除閑悶(본이구제한민) : 본래 한가로울 때의 번민을 없애기 위하여
信筆而爲之者(신필이위지자) : 붓끝에 맡겨 한 것이니
何怪夫其有戲論也(하괴부기유희론야) : 그 희론(戲論)있는 것이 무엇이 괴이하단 말인가.
夫子以博奕者(부자이박혁자) : 부자(夫子)는 바둑과 장기도
爲賢於無所用心(위현어무소용심) : 마음을 쓰는 바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 하였는데
雕篆章句(조전장구) : 장구를 분석 논란함이
比諸博奕(비제박혁) : 박혁에 비하여
不猶愈乎(불유유호) : 오히려 낫지 않은가.
且不如是(차불여시) : 또 이와 같지 않았다면
不名爲稗說也(불명위패설야) : 패설이라 이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