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 박유는 항시 이렇게 말하였다.

"동방은 木에 속하며, 목의 生數는 3이고, 成數는8이다. 崎數는 陽이고, 偶數는 陰이다.
고려에 남자가 적고  여자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치 때문이다. 나라의 법은 비록 높은 자리의 벼슬아치라도 감히 두 아내를 거느릴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부녀자들은 가끔 백발이 되도록 시집을 가지 못한 이도 있고, 양반의 집 후손들이 실날처럼 겨우 이어가고 있으며, 군사들과 백성들의 戶口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는 마침내 임금께 이러한 글을 올렸다.
"모든 신하들에게 계집 첩을 두게 하고, 벼슬 품계와 지위에 따라 낮을수록 그 수를 줄여 서민에게 이르러서는 아내 한 사람과 첩 한 사람을 갖도록 항구적인 제도를 국가에서 정하는 것이 여인들의 원을 풀고 백성들을  번성하게 하는 길입니다."
라고 하였다. 이 말에 부녀자들은 귀천의 구별없이 모두 화를 내고 두려워하였다. 마침 觀燈日에 박공이 임금의 거동을 모시고 뒷줄에 나타나니 한 늙은 할멈이 그를 알아보고 계집 첩을 둘 수 있는 법의 글을 임금께 올린 놈이 저 늙은 거지새끼라고 말하자 듣는 사람들이 모두 서로 손가락질을 하니 거리에는 붉은 손가락이 다발로 묶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