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舍人 정지상은 新雪에서
'지난밤에 분분히 내린 함박눈 새롭더니, 새벽녘엔 해오라비 궁전을 경하하네.
잔잔한 바람은 일지 않아도 음산한 구름 걷히고 흰
꽃이 피어나니, 천지간의 뭇 나무들은 봄이로구나.'
라고 하였다. 이 시는 온화한 맛이 있고 아름답고 부귀한 모습이 있어 소동파가 말한 소위 시골풍의 시는 아니다.
김한림은 雪에서
' 우뚝 솟은 고개, 높은 멧부리 성곽을 둘렀고, 허공에 첩첩이 쌓인 산은 옥 무더기 이루었네.
수선화는 새벽 어느 곳에서 즐기는고, 강물 위 은빛 물결은 잇따라 펼쳐있네.'
라고 하였다.
이미수는 또 눈에서
'저녁바람에 눈가루 곱게 날리고 밤깊은 처마 밑에는 달빛이 가득한데 모름지기 믿으니, 서생의 맑음이 뼈에 사무치고 물시계는 공중에 수정발를 드리웠네.'
라고 하였다. 김한림의 시는 흰빛을 비유하였고, 이미수의 시는 맑은 것을 비유하였는데 맑은 것을 비유한 이미수의 시가 한층 산뜻하다.
보한집에서 최자의 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