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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기

2023.09.03 12:07

관리자 조회 수:23

난정기

永和9년 계축 늦은 봄 초승에 , 천하의 문사들이 會稽山 북쪽 난정에 모였다. 삼월 삼짇날을 맞아 흐르는 물에 몸을 씻고 신께 빌어 재앙을 없애며 복을 기원하는 ?祭祀를 지내기 위해서였다. 많은 현재들이 모여, 젊은이와 어른이 모두 한자리에 앉았다.

그 곳은 천하의 絶勝으로, 고산준령이 첩첩이 둘러 싸여 있으며, 짙푸르게 우거진 숲에 가늘고 긴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곳이다. 또, 맑게 흐르는 시냇물과 소용돌이치는 여울이, 산 경치를 다투어 받으며 양쪽에서 빛난다. 그 물을 끌어다가 술잔을 띄워 보내며 시를 읊고 놀 曲水를 만들고, 모두들 그 양쪽으로 순서를 정해 벌여 앉았다. 비록 관과 현의 음악은 없었지만, 흐른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으니, 깊고 그윽한 심정을 맘껏 펼 수 있었다.

그날, 하늘은 깨끗하고공기는 맑았으며, 만물을 기르는 은혜로 운 봄바람은 더없이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우러러 우주의 한없이 크고 무한함을 보고, 고개 숙여 지상 만물의 무성함을 보았다.

자유로이 눈을 놀려 천지를 바라보고, 마음 가는 대로 생각을 달려보니, 눈과 귀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기에 충분하였다.참으로 난정의 경치야말로 즐길 만한 것이었다.

무릇,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며 한평생을 살아감에 있어, 어떤 이는 벗들과 한방에 마주앉아 마음 속의 생각을 정답게 이야기하기도 하며, 또 어떤 이는, 몸은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맡겼지만, 마음만은 현실의 모든 속박을 초월하여 자유로이 유유 자적하기도 한다.

이 처럼 사람들은, 그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 나아감과 물러남이 만 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바스댐이 같지 않으니, 저마다 자신이 처한 경우가 자신의 마음에 들 때에는, 몸을 잊고 그에 빠져 늙음이 성큼 다가오는 것조차 모르고 지낸다. 그러다가 흥이 다하게 되면, 즐겁던 마음도 그 일과 함께 덧없이 사라지고, 남는 것은 한 가닥 꿈같은 추억이니, 이에 지나간 추억에 매달려 끝없는 감회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몸과 마음을 쏟아 즐기던 지난날의 일이 한낱 옛 자취가 되어 버리니, 이에 만감이 교차되며 감회를 일으키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더우기, 짧든 길든간에 생명이 유한한 인간에게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옛사람이, "인생에 있어 죽고 사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있겠느가,"

라고 말했는데, 인생의 덧없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옛사람들이 가졌던 감회가 무엇인지를 알게 될 적마다, 마치 두개의 부절을 하나로 맞춘 듯, 그들이 느꼈던 바가 오늘날 내가 느끼는 감회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니, 옛사람들의 감회가 담긴 글을 대할 때마다, 어찌 슬픈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옛사람의  글을 읽을 적 마다 부질없는 일임을 잘 알면서도, 언제나 인생의 덧없음을 깊이 슬퍼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무한한 本體의 세계에서 보아 죽고 삶이 하나이며, 영겁의 우주에 견주어 칠백살은 누린 彭祖을 요사했다하고, 하루살이의 목숨과 비교하여 어려서 죽은 것을 장수한 것이라 하여, 인간의 壽夭長短은 따질것이 못된다고 한 莊周의 말이 모두 허황되고 망령된 것임을 절실하게 깨닫은다.

생각하면, 후세 사람들이 우리의 이 글을 읽고 감회를 일으킬 것이,지금 우리가 옛사람의 글을 읽고 감회를 일으키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아,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그래서, 오늘 여기 난정의 잔치에 모인 마흔 두 사람의 이름을 하나하나 올리고, 그와 함께 그들의 감회를 읊은 시를 수록하였다.

우리가 가고 없어진 뒤, 비록 세상은 달라지고 세태는 바뀌게 되겠지만, 지금 우리가 옛사람을 생각하듯, 후세  사람 또한 옛사람이 되어 버린 우리를 생각할 것이니, 사람이 감회를 일으키게 되는 이치는 같은 것이다.

뒤에 누구든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은, 나의 이 말에 또한 감회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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